내 이야기

무통라섹 + 각막강화술 3주차 상세 후기

malbe 2020. 2. 9. 17:54

라섹 수술을 한 지 벌써 3주가 조금 지났습니다. 

계속 수술을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회복 기간을 넉넉하게 잡은 뒤에 하고 싶어서 이제야 하게 되었네요.

원래는 집과 가까운 병원에서 수술을 하려다가 정보가 별로 없어서

조금은 멀지만 친언니가 수술을 한 병원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검사

일단 수술을 하기 전 검사를 하기 위해 소프트 렌즈를 3~4일 전부터 끼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최대한 검사 결과에 지장이 없도록 한 2주 이상을 안 끼고 갔구요. 

검사는 약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린 것 같고,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했기 때문에

무슨 검사를 한 건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났는데 안내 책자를 보니 저렇게 다 쓰여 있었네요. 

저는 언니가 먼저 수술을 할 때 아벨리노 유전자 검사를 해서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굳이 돈 들여서 다시 하진 않았습니다. 

 

대략 저의 검사 결과는 중등도 근시/원시에 각막 두께는 우 540㎛/좌 533㎛로 평균, 

동공 크기는 작은 편이고, 안구 건조증이 꽤 있는 편이었습니다. 

전 근시와 원시가 조금 있기 때문에 수술하는 김에 추가 비용을 내고 각막강화술까지 같이 받기로 했습니다. 

수술

그렇게 수술 당일에 검사한 날에 주셨던 처방전으로 병원에 가기 전에 약국에서 먼저 약을 타서 갔고, 

가자마자 바로 수술을 하는 게 아니라 또 약간의 검사와 자가 혈청 안약을 위한 채혈을 하는 등 

이런저런 절차 후에 수술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원래 라섹 수술만 할 경우에는 5~10분 정도로 수술 시간이 짧은데,

전 각막강화술을 같이해서 한 20~25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수술이 시작된 뒤 저는 계속 빨간 불빛만 바라보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레이저가 눈에 닿을 때마다 타는 냄새와 함께 점점 눈앞이 흐려지는 그 느낌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두세 번 차가운 액체로 세척을 하고, 눈에 부신 빛도 쏘고, 어떤 도구로 눈을 누르는 등

순식간에 여러 과정이 지나가면서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가 빨간 불빛에 집중을 잘 못 하는 걸 원장님께서도 아셨는지 집중해서 잘 보라고 

계속 말씀하신 것 같은데 너무 긴장이 되고 머리도 아파서 원장님의 목소리가 잘 안 들렸습니다..

그렇게 겨우 수술을 다 마치고 회복실로 가서 한 10분 정도를 쉬다가 

원장님께 한 번 더 진료를 받은 뒤 선글라스를 끼고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경과

진통제 안약을 챙겨주셨지만 수술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눈에 통증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넣지 않았습니다. 

다만 보호 렌즈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눈에 이물감이 엄청났고 눈물도 계속 나왔습니다. 

마치 렌즈를 거꾸로 끼거나 렌즈에 먼지가 있는 상태로 눈에 꼈을 때의 그 느낌이랄까? 

그렇게 눈도 못 뜨고 선글라스를 낀 채 어두운 방 안에서 휴지와 인공 눈물, 안약들을 옆에 끼고 약 3일을 지냈습니다. 

사실 정말 힘들었던 건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할 수가 없어서 너무 심심했던 점인 것 같네요.

 

한 4일쯤 되자 잠깐씩이나마 눈을 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렌즈의 이물감도 조금씩 없어졌구요. 

그때부턴 잠깐 눈을 떠 유튜브만 킨 후 다시 눈을 감고 소리만 듣곤 했습니다. 

 

수술한 지 5일이 지난 날 다시 병원을 방문해서 보호 렌즈를 제거했는데요, 

전 렌즈를 제거하면 이물감이 싹 없어질 줄 알고 기분 좋게 갔는데 

렌즈를 뺀 직후엔 다시 조금 이물감이 생기더라구요. 

이게 심하면 보호 렌즈를 좀 더 끼고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소파에 앉아서 눈을 감고 조금 기다리니 이물감이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보호 렌즈는 빼기로 했고, 아직은 각막이 재생 중이라 울퉁불퉁하니

절대 눈 비비지 말고 건조하지 않게 인공 눈물도 자주 넣어주라고 하셨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그제서야 양쪽 눈을 똑바로 뜨고 다니게 되었는데

작은 글씨 같은 건 자세히 안 보이더라도 큰 글씨나 대부분의 형체는 

렌즈를 낀 것처럼 거의 다 잘 보일 정도였습니다. 

 

1주일 후부터는 핸드폰과 컴퓨터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핸드폰을 보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노트북은 이상하게도 밝기를 낮추고 해도 눈이 부셔서 오래 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선글라스 대신에 낄 자외선/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맞춰서 계속 끼고 있었습니다. 

 

2주일 후부터는 노트북 화면을 보는 게 조금씩 나아져서 거의 수술하기 전의 평상시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시력이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건지 가까운 곳에서 작은 글씨를 볼 때 흐릿했던 것들도

점점 초점이 맞춰져 보이고 있습니다. 

눈이 조금 건조하다고 느낄 때마다 인공 눈물도 꾸준히 넣어주고 있구요. 

 

지금은 아직 빛에 눈 부심이 약간 있는 것 같긴 한데 이건 3개월에서 6개월까지 간다고 합니다. 

안구 건조증과 눈 부심 말고는 딱히 다른 문제점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원래 수술하기 전에도 안구 건조증이 있는 편이어서 수술 후 6개월간은 조금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말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는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습니다. 

수술 후 관리

자가 혈청 안약은 작은 크기로 두 통을 주셨는데 방부제가 없기 때문에 2주 안에 다 쓰고 지금은 없습니다. 

모록사신 항생제, 옵타론 소염제, 눈물 성분 안연고인 솔코린, 일회용 인공 눈물 하메론까지 

지금 넣고 있는 안약은 이렇게 4가지네요. 

정해진 시간에 안약을 넣는 것도 중요해서 알람을 맞춰놓고 넣고 있습니다. 

솔코린은 연고 형태이기 때문에 자기 전에 넣는데 눈앞이 뿌옇게 돼서 핸드폰을 하다가 잘 수가 없습니다. 

(넣는 순간 강제 취침)

그리고 눈 건강을 위해 루테인 영양제도 챙겨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1주일간은 병원에서 준 이런 플라스틱 보호 안대를 끼고 자야 하는데 

자다가 자신도 모르게 눈을 비비는 걸 방지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저는 혹시 모르니 한 2주까지는 계속 끼고 잤습니다. 

안 하던 걸 쓰고 자는 불편함 때문인지 원래는 한번 잠들면 중간에 깨는 일이 없었는데

수술을 하고 난 뒤부턴 자다가 몇 번씩 갑자기 깨게 되네요.  

지금 점점 깨는 횟수는 다시 줄고 있는데 이건 시간이 조금 더 지나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또 아침에 일어났을 때가 가장 눈이 건조해서 일어나자마자 인공 눈물을 넣어주고 있고, 

자다가 깼을 때도 한 번씩 넣어주고 다시 잡니다.

 

집에서 자외선/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계속 쓰고 있으니까 예전이랑 다를 바 없이

안경 때문에 잘 보이는 것 같아서 라섹 한 의미가 있는 건가 싶은데, 

잠깐씩 안경을 벗고 있을 땐 안경을 안 써도 이렇게 잘 보이는구나 싶어서 신기하기도 합니다. 

한 3개월 동안은 밖에 나갈 때도 꼭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야 하지만

원래 햇빛이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를 끼는 게 눈 건강에 좋다고 해서 웬만하면 계속 쓰고 다닐 생각입니다. 

라섹은 수술보다 수술 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하니 앞으로도 꾸준하게 관리를 해줘야겠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라섹 수술을 하기 전에 이 글을 보시는 분이 계신다면 

약 1주일의 회복 기간을 생각하신 뒤 수술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3~4일 뒤에 바로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3~4일 뒤에 공부를 하거나 직장에서 일을 하기엔 너무 이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병원에서 말하는 3~4일이라는 시간은 정말 최소한의 기간을 말하는 것 같고, 

적어도 1주일은 있어야 무리하지 않고 눈이 제대로 쉬면서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러면 전 반년이나 일 년이 지난 뒤에 다시 한번 후기를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