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여운 친구들/명주 달멍이

새로운 친구 명주 달팽이 '달멍이'를 소개합니다~

by malbe 2017. 7. 26.

어제 씻느라 세면대를 봤는데 작은 점이 보이길래


뭔가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꽤 작았지만 그것은 달팽이의 껍데기였습니다.


왜 달팽이가 여기 있지 하고 의아해하다가


며칠 전 엄마가 김치를 할 것이라며 채소들을


씻으셨는데 그때 같이 나온 것 같았습니다.




엄마에게 말하자 자신도 봤는데 너무 작아서


만지다가 깨질까 봐 그냥 두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거기에 계속 둘 순 없는 터라 저는


반찬 뚜껑을 가지고 와서 살짝 위로


긁어올리면서 떼어냈습니다.




사실 저는 달팽이를 무서워합니다..


민달팽이는 말할 것도 없구요.


그래서 손으로 만질 수도 없어서


바로 밖에 놔주려 하다가, 비도 안 와서 햇빛이


쨍쨍한 무더운 날에 이 작은 아기 달팽이를


내보내는 것이 더 잔인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며칠 동안 굶었는지 모르고 집에 상추가


없어서 급하게 깻잎을 넣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깻잎은 향이 강하기 때문에


안 좋다고 해서 금방 바꿔주었습니다.









먹이를 집에 있던 브로콜리로 바꿔주고,


달팽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걸 안 후


열심히 검색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외래종 달팽이는 껍질이 뾰족하게 생겨서


그건 아닌 것 같았고, 그나마 비슷하게


생긴 것이 명주 달팽이였는데


달팽이 카페에 사진과 함께 질문을 올리니


명주 달팽이가 맞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달팽이가 생각보다 빠르길래 혹시라도 탈출할까 봐


씌워둔 랩에, 거꾸로 매달려서 한참을 있더니


조금 있다가 저런 검은색 덩어리가 보였습니다.


브로콜리를 놔준 후로 근처에 가지 않았는데,


아마도 깻잎을 먹고 나서 싼 똥인 것 같았습니다.




크기가 워낙 작아서 별로 무섭지 않았고,


지켜볼수록 귀여운 면이 있는 것 같아서


다음날 아침까지 무사히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살펴보았는데, 처음엔 뚜껑 벽면에 붙어서 살과


눈이 껍질 안쪽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잘못됐나 싶어 얼른 물을


가져와서 위에 뿌려주었는데도 반응이 없어서


살짝 건드려 보았더니 잠시 후에 빼꼼히


눈이 나오면서 움직여서 다행이었습니다.




안 먹은 브로콜리가 그 사이에 냄새가 나길래


아예 뚜껑과 함께 버려버리고, 새로운 통으로


옮겨준 후 건조하지 않게 물을 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예 수시로 뿌려줄 수 있게


분무기에 물을 가득 채워놨습니다.









그리고 지켜보니 습기가 없어 건조하면


껍데기 안에 들어가 가만히 있기를 반복했습니다.


주변 환경이 맞지 않으면 동면을 취한다고도


하니까 계속 주의 깊게 봐줘야 할 듯합니다.




그리고 혹시 방울토마토는 먹을까 해서


작게 잘라 눈앞에 가져다줬는데도


잠시 관심을 보이다가 먹지 않고 옆으로


빙 돌아가기 일쑤여서 그냥 빼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채소를 사 와서 줘봐야 할 것 같네요.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서 제 새끼손톱을 옆에


놓아봤는데요, 그보다도 작은 0.4mm 정도


크기의 아기 명주 달팽이입니다.


자주 멍 때리고 있어서 이름은


'달멍이'로 지어주었습니다ㅎㅎ




아직 껍질도 단단하지 않을 것 같은데, 거꾸로


매달려 있다가 바닥에 떨어지면 다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흙도 한번 구해봐야겠네요.


처음 키워보는 달팽이인 만큼 무탈하게


잘 커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