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에 귀찮아서 액세서리를
잘 착용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액세서리들을 살 바에야 그냥 옷을
하나 더 사자는 마인드로 지내왔습니다.
밖에 나갈 때 끼는 액세서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친했던 친구들과 난생처음으로 주문 제작해서 맞춘
새끼손가락 반지 정도였고, 그마저도 거의 까먹고
그냥 나가기 일쑤였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에 언니가 귀를 뚫는다고 해서
괜한 호기심에 저도 같이 따라가서
귀를 뚫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뚫은 곳은 의외로 동네 미용실이었고,
총으로 귀를 뚫었었는데 막상 총을 보니까 겁에
질려서 못 뚫을 뻔하다가 먼저 겪어본 언니의
별로 아프지 않다는 말에 용기를 내어 저도 도전하였습니다.
하지만 별로 경험이 없으신 분이었는지
총으로 귀를 뚫고 뒷부분을 막을 마개를 떨어뜨려서
제 귀에 연결되어있는 총을 그대로 잡고 바닥에
떨어진 마개를 찾으셨습니다..
그때 아마 그쪽 귀는 한참 부어올라 있었던 것 같고,
잘 때 귀걸이가 베개에 자꾸 걸려 귀찮았던 저는
어느샌가부터 귀걸이를 빼고 생활하기 시작하며
결국 양쪽 귓불이 모두 막혔습니다.
그러다 작년 겨울에 친구가 생일선물로 준 목걸이 때문에
서서히 액세서리에 관한 저의 관심이 되살아났습니다.
로즈 골드색의 예쁜 나비 모양 펜던트가
달려있는 목걸이였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외출하기 전에 안 까먹으려고 눈에 보이는 곳에
놔뒀다가 끼고 나갈 정도였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더 다양한 종류의 목걸이를
가지고 싶었고, 여러 유튜브나 블로그들을
찾아보면서 기어코 저만의 목걸이나
팔찌를 만들어보자는 계획을 세우고 말았습니다.
동대문에는 예전에 디퓨저 만들 재료를 사러 가 본 기억밖에
없어서 액세서리 부자재 시장도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평일에 친구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갔었는데
이미 많은 블로그들에 가는 경로가 자세히 나와있어서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동대문 부자재 상가 영업시간이 9:30~18:00 라하고,
사장님들이 5시부터 퇴근 준비를 하신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다녀왔습니다.
(간단하게 경로 설명을 하자면 먼저 4호선 동대문역에서
하차하고, 9번 출구 동대문 종합시장으로 나옵니다.
9번 출구 쪽으로 가면 보이는 종합시장 연결통로가 아닌
그 옆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나옵니다.
그쪽으로 나와서 왼쪽을 보면 외환은행 바로 옆
작은 골목이 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 골목을 들어가면 오른 편에 중간중간 통로들이 보입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고, 저는 엘리베이터를
못 찾아서 그냥 계단으로 5층을 올라갔습니다.
액세서리 상가는 5층 A동과 B동입니다!)
액세서리 부자재 시장이라서 그런지 리본 재료들도
보이고, 퀼트 재료들도 보였습니다.
액세서리 재료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완성품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더라구요.
처음엔 신기해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생각보다
재료들이 너무 많길래 무엇을 사야 할지
못 정하고 거의 1시간을 돌아다녔습니다.
패딩을 입고 갔는데 그 상가 안이 더울 정도로
히터가 빵빵해서 겉옷을 벗고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목걸이와 팔찌를 생각하고 왔는데
액세서리 만들기의 기본도 모르는 저에게 그것들은
너무 높은 레벨의 것이었습니다ㅋㅋㅋㅋ
깔끔하게 포기하고 그나마 쉬운 귀걸이를 만들어 보려고
귀도 뚫지 않은 제가 귀걸이 부품들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귀걸이의 포인트가 될 펜던트들을 먼저 골랐고,
그다음에 그것에 어울릴 침과 뒷마개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이어줄 오링을 크기에 맞춰 샀습니다.
펜치도 사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집에 아버지가
사다 놓은 공구 중에 있겠지 하고 그냥 안 샀습니다.
(그리고 후회했습니다.)
그리하여 이게 2~3시간 동안 나름 고심하며
골라온 것들인데 펼쳐놓으니 되게 얼마 안 되네요.
왼쪽 위 똑같은 귀걸이 두 쌍은 완성품인데도 엄청 싸게
팔길래 한 개는 언니 주려고 두 개 샀습니다.
원래 두 개 살 생각은 없었는데 로즈 골드색이
딱 두 개 남아있고 나머지는 실버여서
그냥 남은 두 개 모두 집어왔습니다!
꽃 모양 펜던트를 가장 먼저 구매했는데
이게 가장자리랑 뒷면이 모두 골드여서
다른 것도 모두 골드로 색을 맞춰 구매했습니다.
오링은 1,000원 정도였고, 나머지 침과 뒷마개가 한 쌍씩
같이 있는 게 1,500원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태슬도 한 색만 사려다가 흰색과 회색 둘 다
너무 예쁘길래 모두 구매했습니다.
테슬 두쌍과 침&뒷마개 두 쌍을 한 가게에서
샀는데 5,400원 정도 주고 구매했습니다.
다녀온 지 약 2주가 지나서 가격이 정확하지가 않네요.
화려하게 이것저것 달아보려다가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어보려고 가장 기본적인 부품만 샀습니다.
그리고 가게마다 같은 부품인데도 가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비교해보고 사려고 '다음에 다시 와야지'
하고 지나쳤던 적이 있었는데,
가게들이 다 붙어있고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바로 사지 않는 이상 마음에 들었던
그 가게를 다시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귀걸이를 만들어 보려고
펜치를 찾았는데 집에 하나가 있긴 있었습니다.
하지만 크기가 조금 컸고 한 개 밖에 없어서
한 쪽은 펜치로 잡고 한 쪽은 쇠로 된 자로 겨우
비틀어서 오링을 벌릴 수 있었습니다.
오링이 생각보다 벌리기 힘들더라구요.
(펜치가 집에 없으신 분들은 꼭 사기를 추천합니다.)
제가 만들 귀걸이는 매우 단순했기 때문에
오링만 잘 연결해 주면 끝이었습니다.
완성품들입니다.
정말 단순하게 귀걸이 침 끝 고리에 오링을 연결해주고
그 오링에 펜던트를 연결해주면 끝입니다.
침이 그냥 구슬 모양도 있고 다양하게 있었는데
친구가 큐빅이 반짝거려서 예쁘다고 하길래
다 큐빅 달린 것으로 사 왔습니다.
확실히 큐빅이 있는 것이 예쁜 것 같습니다.
계획 없이 가서 그 자리에서 그냥 골라온 것들이었는데
결과물이 생각보다 잘 나와서 보람찼습니다!
바로 껴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귀도 뚫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우선 귀부터 뚫어야 되겠습니다.
귀를 뚫어도 한동안은 금 귀걸이를 끼고 있어야 한다는데
왜 저는 대책 없이 귀걸이부터 만들어 놓았을까요ㅋㅋㅋㅋ
막상 귀 뚫는다고 생각하니 다시 겁이 나기 시작합니다.
요즘엔 손으로 뚫어주기 때문에 아프지 않다는 말을
믿고 빠른 시일 내에 귀를 뚫으러 가야겠습니다.
저는 손재주가 없어서 동대문까지 가서도
저런 심플한 귀걸이만 만들어 냈는데,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거나 손재주 있으신 분들은
훨씬 더 예쁜 귀걸이를 만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펜던트들이 정~말 다양하게 많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손재주가 없으신 분들도 가보시면
이미 다 만들어진 완성품들이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나와있기 때문에 좋은 쇼핑을
하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친구는 흔한 디자인이 아닌 특이하면서도
예쁜 귀걸이를 찾아내서 아주 만족해하며 구매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귀를 뚫은 후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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